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SOC(사회간접자본) 민자사업에 대한 금융약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평택~시흥 민자도로가 브리지론(bridge loan)을 통해 사업추진이 본격화된다.
그러나 인천~김포와 안양~성남 민자도로는 아직 금융약정에 대한 협상이 진전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사업추진이 답보상태다.
신보농협서 2300억 대출
금융시장 악화로 금융약정이 어려워지면서 평택~시흥 민자도로는 일단 브리지론 형태로 자금을 충당키로 했다.
금융약정을 위한 협상이 진통을 거듭한 끝에 건설사가 900억원을 추가 보충하기로 합의하면서 신용보증기금과 농협에서 각각 2,000억원과 300억원 대출을 승인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약정이 지연되면 정상적인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브리지론 방식을 우선적으로 도입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농협 측은 1년 이상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게 된 만큼 더 이상 지연은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브리지론을 통해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후순위투자자 모집을 서둘러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지론으로 사업의 좌초 위기는 벗어났지만 아직도 고민거리가 한둘이 아니다. 추가자금보충 900억원은 고스란히 건설사 부담으로 남아 있다.
정부가 보장하지 않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건설사가 떠안게 된 셈이다.
또한 후순위투자자 모집도 현재 금융여건을 감안할 때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브리지론으로 당분간 사업 추진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금융시장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투자자 모집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양~성남 등은 여전히 진통
평택~시흥 민자도로가 서서히 정상 궤도를 되찾아 가고 있는 것은 그나마 수익성이 나쁘지 않은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좋은 수익성으로 인해 브리지론도 이끌어 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사업과 여건이 다른 인천~김포 및 안양~성남 민자도로는 금융약정에 대한 협상이 좀처럼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천~김포는 아직 실시계획 승인도 나지 않은 데다 수익성도 평택~시흥보다는 떨어진다는 염려가 높다.
또한 물가상승률을 웃도는 공사비 증액도 금융협상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재 건설사와 금융 주간사간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서로 의견 차이가 커 난처한 상황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안양~성남 민자도로도 아직까지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는 서둘러 방향을 잡고 금융약정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 힘든 실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천~김포와 안양~성남은 사업 여건이 더욱 열악한 상황”이라며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의 현 상태가 지속되는 한 금융약정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브리지론
직거래가 어려운 기관간에 중개기간을 넣어 약정된 금리나 조건으로 자금을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장기대출은 절차나 조건이 복잡해 장기자금이 필요한 시점과 실질적으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하는 시점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공백기에 당장 필요한 돈을 단기로 대출 받는 것을 금융권에서는 ‘브리징(bridging, 다리를 놓는다)’이라고 하며 단기 대출을 ‘브리지론’이라고 한다. 장기대출 승인이 나고 자금이 들어오게 되면 브리지론을 갚을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을 지체할 수 없고 당장 자금이 필요한 곳에서 많이 이용한다. 대개 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 브릿지론 형태의 차입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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