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는 건설업계발(發)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 이런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일 밝혔다.
기업토지비축제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자금난으로 대량 부도 위기에 몰린 건설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2조6,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도입한 제도다.
민간건설사에 분양한 공공택지를 토공 등이 다시 매입해 일정기간 비축한 후 건설사가 재매입을 원하면 이자만 받고 재매각하는 방식이다.
주건협 관계자는 “공공택지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계약해지가 필요하지만 10% 계약금을 포기해야 하는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소건설사를 구제할 대책”이라며 “재매입이 어렵다면 적어도 택지매각 중도금 납입시기를 유예하거나 택지 전매제한이라도 풀어줘야 중소건설사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택지 선수공급제 아래 계약금과 함께 지불하는 중도금을 주택분양이 가능한 택지사용 가능시점까지 늦춰달라는 요구며 이럴 경우 중도금 납입시점이 2년가량 늦어진다. 택지 전매제한은 택지를 분양받은 후 차익만 남기고 다른 업체에 넘기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현재 ‘3년간 300가구 건설실적 보유’ 등으로 택지분양 자격이 제한되므로 부작용 우려가 없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업계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객관적 데이터, 토공의 운영가능성 등 고려할 사항이 많아 현재로선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방침이 정해지면 다른 부처에서 검토 중인 방안과 묶어 패키지형 미분양 종합대책으로 시행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택지전매제한 완화와 기업토지비축제는 택지개발촉진법 시행령을 고치면 되므로 연말 적용이 가능한 반면 중도금 유예 요구는 발주기관과 건설사간 계약사항이므로 토공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기업 구조조정 방침 속에 토공에 새 업무를 추가하는 것은 물론 소요될 막대한 재원과 국민적 특혜 의혹도 걸림돌이다.
국토부는 대한주택보증의 중대형 미분양주택 매입근거를 담은 주택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고 법제화 시기를 최대한 단축해 이르면 다음달 초 적용할 계획이다.
주택보증의 여유자금 2조원을 활용해 중소형뿐 아니라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주택까지 매입하는 조치이며 기업토지비축제처럼 건설사가 추후 재매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환매조건부 방식이므로 준공 미분양주택은 매입대상에서 제외된다.
국토부는 현재 주공 주도로 진행 중인 미분양주택 매입도 연간 5,000가구로 확대한다.
현재 매입된 2,026가구에 더해 지난달 29일 4차 매입공고를 내고 건설사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
반면 건설업계 쪽에서는 7월 말 공식통계상 미분양만 16만595가구에 달하는 상황에서 매입 폭을 확대하지 않으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가구당 1억5,000만원씩 따져 2조원을 투입해봤자 매입 폭은 1만3,300여 가구에 머문다”며 “절실한 매입대상인 준공 후 미분양이 빠지는 데다 매입가격마저 70% 이내로 요구한다면 획기적 조치가 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로선 국책은행, 금융위 주도 아래 금융권을 움직여 외환위기 때처럼 건설사가 사업을 지탱할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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